두만강 변경 마을에 젊음이들 돌아왔다
중국 조선족 마을 삼합진의 귀향과 변화, 그리고 공존의 이야기
조선과 마주한 두만강 변경 마을, 중국 지린성(吉林省) 연변 조선족 자치주 용정시(龙井市) 삼합진(三合镇). 한때는 활기를 잃었던 이 작은 마을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귀향한 청년들이 창업에 나서고, 전국 각지에서 온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카페를 열고 새우낚시터를 만들며 틱톡으로 농산물을 판매한다. 사라질 것만 같았던 변경 마을에 다시 활기가 넘치고 있다.
인구 감소, 변경 마을이 안고 있던 공통의 과제
삼합진은 두만강을 따라 66.8킬로미터의 국경선을 접하고 있는, 백 년 넘는 역사를 가진 마을이다. 송이버섯과 사과배, 쌀 등 풍부한 특산물로 유명하지만, 오랫동안 '조용한 산간 마을'에 머물러 있었다.

상쾌한 공기와 목가적인 풍경이 고요한 힐링을 안겨주는 북흥촌, 이 마을에도 커피숍과 민박이 들어서며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에 찍은 북흥촌의 정경이다.
이 마을이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는 인구 감소였다. 교육열이 높기로 소문난 삼합진은 예로부터 "소를 팔아서라도 자식을 공부시킨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 결과 우수한 인재를 많이 배출했지만, 교육을 마친 젊은이들 대부분은 대도시로 향했고 마을은 점차 고령화되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11그루의 황양 고목 아래 마련된 ‘쉼터’는 시민들의 캠핑장이 되기도,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지방 소도시들이 경험하고 있는 '지방 소멸' 문제와 닮아 있다. 한국과 중국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이 공통 과제에 맞서고 있는 셈이다.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 귀향 청년의 창업 도전
삼합진 학서촌(鹤西村) 서기 김철규(51세)는 해외와 외지 생활을 경험한 뒤 2011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광고 회사에서 일했던 경력을 살려, 그는 오늘날 마을 특산물 판매 방식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고향에 대한 애정을 안고 귀향을 선택한 김철규는 촌민들과 함께 잘 살고 싶다고 했다.
김철규가 가장 먼저 손댄 것은 사과배와 쌀, 송이버섯의 판매 방식이었다. 단순히 수매상에 넘기던 방식에서 벗어나, 그는 농산물 협동조합(영항농산품합작사)을 설립하고 틱톡 라이브 방송으로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등급 관리와 고급화 포장으로 제품 부가가치를 높이고, 브랜드화에도 힘쓰고 있다.
“아직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단계여서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을 어르신들 손에 쌓여 있던 농산물을 팔아드리고, 조금씩 인지도가 높아지는 걸 보면 보람이 있습니다.”
김철규의 노력은 수치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는 게 마을 사람들의 공통된 평가다. 학서촌에 파견된 제1서기 진설송(陈雪松)은 "그의 솔선수범이 마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양나무 아래 카페, 빈집이 민박으로 - 변경 관광의 새 물결
삼합진의 변화는 귀향 창업에 그치지 않는다. 2024년부터는 G331 변경관광대통로가 본격 개통되면서 외부 관광객들이 마을을 찾기 시작했다.

삼합진 북흥촌 천수툰에 있는 140년 세월을 자랑하는 전통가옥.
북흥촌의 커피숍과 민박도 자가운전 려행객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1)
마을의 상징적인 변화 중 하나가 '삼합통상구 고목역참'이다. 총 투자액 500만 위안을 들여 수령 100년에 가까운 황양나무 11그루 주변에 조성된 이 복합 공간은 카페, 야외 쉼터, 문화전시관을 갖추고 2025년 5월 정식 개업했다. 조선족 전통 요소를 담은 '막걸리 커피'와 '송이버섯 커피'가 자가운전 여행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북흥촌의 커피숍과 민박도 자가운전 려행객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2)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빈집도 새 생명을 얻었다. 연변 소재 문화관광 기업이 북흥촌의 빈집을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카페로 재단장했다. 2024년 여름 개업 이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변에는 민박도 들어섰다. 2024년 국경절 연휴에 개업한 이 민박은 현재 1개월 이상 장기 투숙을 예약하는 손님도 늘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 자원봉사자들 - "틱톡으로 마을을 알립니다"
삼합진의 변화에는 또 다른 주역이 있다. 중국 정부의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8개 성(省)에서 모인 대학생 자원봉사자 10여 명이 북흥촌에 머물며 마을 발전을 돕고 있다.

마음이 맞는 대학생 봉사자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교류하는 과정에서 큰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하는 곽우걸, 산서성에서 온 그는 연변에 남고 싶어한다.

커피숍을 운영하며 꿈을 키워가는자원봉사자들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산시성(山西省) 출신의 2002년생 곽우걸은 고목역참 카페 운영을 맡고 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틱톡 계정 '룽징 북흥촌'을 운영하며 마을 특산물 라이브 판매에도 나선다.
“마음이 맞는 또래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기층에서 단련하는 과정이 큰 성취감을 줍니다. 대학을 졸업했을 때보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확연히 달라졌어요. 가능하면 연변에 남고 싶습니다.”
이들이 만들어낸 가장 이색적인 프로젝트가 '실내 새우 양식 온실'이다. 내몽골, 산시성 등에서 온 4명의 '00후(2000년대생)'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기존의 농업 방식에서 벗어나 양식장을 중심으로 새우낚시 체험, 친환경 채소 따기, 야외 레스토랑을 결합한 이 공간은 2025년 5월 문을 열자마자 황금연휴마다 새우가 동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마을 주민들도 처음에는 낯선 듯 바라봤지만, 지금은 마을 길에서 먼저 손을 잡으며 반긴다. 북흥촌 주민 리명남 씨는 "조용하던 마을에 대학생들이 오면서 생기가 넘친다"며 환하게 웃었다.
조선족 마을의 '한족 간부' - 소통이 이어낸 공동체

조선족이 대부분인 학서촌에서 유일한 ‘한족 간부’라고 웃은 진설송 제1서기, 그러나 이 마을에서 대화로 해결 못할 일은 없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삼합진의 변화 이면에는 다민족 공존의 이야기도 있다. 학서촌에서 3년째 활동 중인 제1서기 진설송은 조선족이 대부분인 이 마을에서 유일한 한족 간부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과는 언어 장벽이 있습니다. 하지만 3년을 함께 생활하다 보니, 이제는 손짓만 봐도 말뜻을 읽을 수 있어요. 마을 주민들이 저를 파견 간부가 아니라 이웃으로 대해주는 게 가장 기쁩니다.”
지난해 마을의 77세 독거 어르신이 갑자기 쓰러졌을 때, 마을 간부와 전역 군인, 이웃들, 그리고 다우르족·좡족·투자족·만주족 등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한밤중에 함께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밤새 번갈아 간호했다. 어르신의 아들은 "아들보다 주변 분들의 정성이 더 깊었다"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전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 포모함은 내몽골에서 온 다우르족이다. 동네 어르신들을 살뜰히 챙기는 포모함을 어르신들은 우리‘손녀’라고 부른다 .
자원봉사자들은 어르신들께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드리고, 한편 그들로부터 조선어를 배우면서 마을에 녹아들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들을 '척척박사', '손자·손녀'라고 부른다.
숫자로 보는 변화 - 42개 산업 프로젝트, 1인당 연 소득 1만2,000위안 증가

학서촌 자원봉사자들이 촌민들을 도와 사과배를 따고 있다.
2025년 룡정시는 3개 변경 마을을 중심으로 민속관광, 식품가공, 소 사육 등 42개 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이 중 문화관광 관련 사업만 20개에 달한다. '선도기업 + 협동조합 + 농가' 모델을 통해 2,000여 농가가 원료 재배와 양식에 참여, 농가당 연평균 1만 2,000위안(한화 약 220만 원)의 소득 증가 효과를 거뒀다.

역참의 문화전시관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북흥촌에서는 기업 유치를 통해 33채의 조선족 백 년 가옥을 원형 보존 방식으로 개발해 민박·체험·휴양을 결합한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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